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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영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 말 잘하는 사람이 무조건 잘 팔 거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20년을 현장에서 버티고 나니, 그 믿음이 완전히 틀렸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영업 체질이라는 건 생각보다 훨씬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고정관념: '영업 체질'이라고 믿었던 것들의 배신
제가 20년 넘게 영업 현장에서 봐온 사람들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케이스가 몇 있습니다. 정말 잘생기고 말도 청산유수처럼 잘하는 친구였는데, 6개월을 못 버티고 나갔습니다. 반면에 말이 조금 어눌하고 외모도 평범한 친구가 지금은 그 팀에서 탑 세일즈를 찍고 있습니다. 저는 그걸 보면서 '영업 체질'이라는 말 자체를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일반적으로 '영업 잘할 것 같다'는 말을 들을 때 공통적인 요소들이 있습니다. 달변가형 커뮤니케이션 스킬, 뛰어난 외모, 얼굴에 철판을 깐 것 같은 뻔뻔함, 그리고 화려한 인맥이 그것입니다. 여기서 달변가형 커뮤니케이션 스킬이란,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막힘 없이 말을 쏟아내며 분위기를 주도하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오히려 독이 됩니다.
고객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당연한 겁니다. 너무 유창한 사람 앞에 앉으면 '이 사람이 나를 설득하려는 건 아닐까'라는 방어 기제(Defense Mechanism)가 작동합니다. 여기서 방어 기제란, 심리적으로 위협을 느낄 때 무의식적으로 상대를 경계하거나 거부하려는 심리 반응을 말합니다. 제가 직접 고객 자리에 앉아보기도 했는데, 너무 잘 준비된 사람보다 조금 더듬더라도 진심이 느껴지는 사람한테 마음이 열리더군요.
인맥(연고 영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인맥 영업이란 기존의 지인이나 사회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초기 고객층을 확보하는 영업 방식을 말합니다. 초반에는 분명히 효과가 있습니다. 저도 처음 몇 년은 인맥에 기대서 실적을 채웠습니다. 그런데 인맥은 소모됩니다. 부탁할 수 있는 사람의 수는 한정돼 있고, 그 안에서만 머무는 영업인은 결국 벽에 부딪히게 돼 있습니다. 제가 봐온 인맥 의존형 세일즈맨들 대부분이 3~5년 차에 한계를 느끼고 이직하거나 떠났습니다.
그러면 진짜 영업 체질은 뭘까요. 제가 내린 결론은 단 하나입니다. 거절을 맞으면서도 다음 날 다시 문을 두드리는 사람입니다. 이건 체질이 아니라 습관이고, 습관은 만들 수 있습니다.
달변가 → 고객의 방어 기제를 자극해 신뢰 형성이 어려움
출중한 외모 → 초반 어드밴티지 이후 빠르게 실증 유발
뻔뻔함 → 첫 만남에서 상대방 경계심을 높이는 역효과
화려한 인맥 → 단기 실적엔 유효하나 3~5년 뒤 성장 한계
요약: 말 잘하고 인맥 넓다고 영업을 잘하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그 요소들이 장기 성공을 방해하는 함정이 될 수 있습니다.
성실함과 루틴: 진짜 고수가 쌓아온 것들
제가 현장에서 20년 넘게 보면서 가장 꾸준하게 상위 실적을 내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정리해보면, 딱 두 가지로 압축됩니다. 목적의식과 루틴입니다. 특히 '돈을 반드시 벌어야 한다'는 간절함을 가진 사람들이 한계 상황에서 폭발적인 에너지를 냈습니다. 이건 제가 수십 명의 세일즈맨을 옆에서 지켜보며 체감한 사실입니다.
이런 간절함을 헝그리 정신(Hungry Spirit)이라고 부릅니다. 헝그리 정신이란, 현재 상황에 만족하지 않고 더 나은 삶을 향해 지속적으로 도전하는 내적 동기 상태를 의미합니다. 타고난 능력보다 이 헝그리 정신이 장기 성과를 좌우하는 경우를 제 경험상 훨씬 많이 봤습니다. 머리 좋고 스펙 좋은 친구가 게을러서 5년 뒤에 평균 이하의 실적을 내는 반면, 학벌도 특별하지 않고 외모도 평범하지만 매일 아침 가장 먼저 출근해서 고객 리스트를 정리하던 친구가 그 팀의 1등이 된 걸 제 눈으로 봤습니다.
여기서 저는 축구선수 이영표 씨의 말이 생각납니다. 지금 피아노를 전혀 칠 줄 모르더라도 매일 10시간씩 한 달을 투자하면 웬만한 곡은 연주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영업도 정확히 같습니다. 처음엔 누구나 어색하고 거절이 두렵습니다. 제가 그랬으니까요. 처음 몇 달은 고객 앞에서 말이 꼬이고 식은땀이 났습니다. 그런데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방식으로 고객에게 제안하는 루틴을 만들었더니, 어느 순간 몸이 먼저 반응하게 됐습니다.
루틴화(Routinization)는 영업에서 특히 강력한 도구입니다. 루틴화란, 특정 행동을 반복해서 의식적인 노력 없이도 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과정입니다. 실적이 좋은 날도, 거절을 연속으로 당한 날도, 감정에 흔들리지 않고 같은 루틴을 유지하는 것. 제 경험상 이게 고수와 평균을 나누는 가장 결정적인 차이입니다. 출처: PubMed(미국 국립의학도서관)에 게재된 습관 형성 연구들도 반복적인 행동이 결국 뇌의 자동화 회로를 만든다는 것을 뒷받침합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건, 인맥 영업을 완전히 버리는 게 아니라 적절하게 섞어 활용하는 것입니다. 저는 인맥 영업을 씨앗 심기로, 신규 고객 개척을 밭 갈기로 비유합니다. 둘 다 해야 수확이 납니다. 인맥에만 의존하면 씨앗이 동나고, 신규 개척만 하면 씨앗 없이 밭만 가는 격입니다. 출처: 한국보험계리사회 통계에 따르면 보험 분야 장기 상위 설계사들의 공통 특징 중 하나가 기존 고객 관리와 신규 개척의 병행입니다. 이 데이터가 제가 현장에서 경험한 것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요약: 영업 고수는 타고난 체질이 아니라, 간절한 목적의식과 흔들리지 않는 루틴화로 만들어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영업을 처음 시작할 때 거절이 너무 두려운데, 이게 정상인가요?
A. 완전히 정상입니다. 제 경험상 거절을 두려워하지 않는 신입 세일즈맨은 오히려 장기적으로 무감각해져서 고객의 신호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거절 공포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공포에 발이 묶여 아예 방문을 포기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루틴화된 방문 습관이 형성되면 공포는 자연스럽게 줄어듭니다.
Q. 말솜씨가 없어도 영업을 잘할 수 있나요?
A. 제가 봐온 상위 세일즈맨 중에 달변가는 의외로 많지 않았습니다. 고객이 원하는 건 화려한 말이 아니라 신뢰감과 진심입니다. 조금 서툴더라도 일관된 태도와 꾸준한 방문으로 쌓이는 신뢰가 장기 계약으로 이어지는 경우를 훨씬 많이 봤습니다.
Q. 인맥 영업만으로도 오래 버틸 수 있지 않나요?
A. 단기적으로는 분명히 유효합니다. 그러나 인맥은 소모 자원입니다. 제가 직접 관찰한 결과, 인맥에만 의존한 세일즈맨의 대부분은 3~5년 차에 실적이 급격히 꺾이는 패턴을 보였습니다. 신규 고객 개척과 병행하지 않으면 성장의 한계가 옵니다.
Q. 영업 루틴은 어떻게 만들기 시작해야 하나요?
A. 처음에는 작게 시작하는 게 맞습니다.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고객 리스트를 검토하고, 하루 목표 방문 수나 연락 수를 정해두는 것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루틴화는 거창한 계획이 아니라 가장 단순한 행동의 반복에서 만들어집니다. 감정 상태와 무관하게 매일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Q. 영업에서 헝그리 정신이 정말 실적 차이를 만드나요?
A. 제가 20년간 현장에서 관찰한 결과, 탁월한 스펙보다 강한 목적의식과 간절함이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었습니다. '돈을 반드시 벌어야 한다'는 내적 동기가 강한 사람은 한계 상황에서 무너지지 않는 에너지를 가졌습니다. 이건 타고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상황을 직면하면서 생겨나는 힘입니다.
결론
영업 체질은 태어날 때 정해지지 않습니다. 제가 20년간 수백 명의 세일즈맨을 옆에서 지켜보며 내린 결론입니다. 말 잘하고 잘생기고 인맥 넓은 사람보다, 목적의식이 뚜렷하고 매일 같은 루틴을 지키며 거절 앞에서도 다시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결국 고수 영업인이 됐습니다.
지금 영업이 두렵거나 잘 안 된다면, 체질 탓을 먼저 하기 전에 오늘 하루 루틴을 지켰는지 돌아보시길 권합니다. 저도 그 루틴에서 시작했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D8tidFgnIlA
